누구나 부러워하는 명문대 진학 후 대기업에서의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며 평범한 인생을 살아왔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청소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미개척 분야 였던 자기주도학습 분야를 개척해 나간 사람이 있다. 바로 에듀플렉스의 고승재 대표이다. 그가 왜 이런 결정을 내리고 청소년들을 돕는 기업의 CEO가 되었는지 들어보자

 

A 사실 저는 열 살 때부터 사업을 하는 것이 꿈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거꾸로 안정적인 자리를 포기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하도 어렸을 때부터 ‘앞으로 어른이 되어서, 되도록 빠른 나이에 창업을 해서 살아야겠다.’라고 생각을 해왔었기 때문에 대기업을 다니고, 컨설팅 회사를 다녔던 것에 대해서 이것을 포기하고 사업을 한다고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과학고와 서울대학교에 진학했던 것 역시, 사업을 하는데 필요한 일부분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가 지금까지 자라온 모든 환경과 과정이 어떻게 보면 사업을 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A 아무래도 부모님이 제일 많이 말리셨죠. 사실 부모님께서 제게 많은 기대를 하셨었어요. 그렇다보니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하겠다는 제게 심한 말도 하시면서 말리셨죠. 아버지 같은 경우, ‘내가 장담하는데 너는 두 달도 못가서 망할 것이다. 그때 가서 나에게 손 벌릴 생각은 하지도 말아라.’라고 말씀하셨을 정도니까요. 부모님을 제외하고도 다른 많은 분들도 만류를 하셨죠. 그렇지만 제가 이 사업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과 믿음이 매우 확고했기 때문에 그런 만류를 귀담아 듣지 않았던 게 사실이에요.

 

A 사실 공대를 나오게 된 것은 순전히 과학고를 다녔기 때문이에요. 사실은 사업을 하기 위해 경영학과에 가고 싶었지만 이과여서 갈 수가 없었죠. 그렇기 때문에 대학에 와서 경영학을 복수전공으로 했어요. 교육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원래 제가 중학교 때까지는 동네에서 공부를 잘 한다고 인정을 받았었는데, 고등학교에 가서는 사실 많이 헤맸어요. 공부 때문에 고민도 많이 했고, 좌절도 많이 하고 자존감도 많이 무너졌죠. 어찌해서 대학에 들어가서 과외선생님을 했는데 그 학생들을 그냥 공부만 가르치고 싶지는 않았어요. 왜나면 그 친구들도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고, 그런 고민을 하는 제 제자들이 정말로 잘 되게 해주고 싶었어요. 그러다보니 이제 공부뿐만 아니라 인생에 대한 상담이나 공부 방법을 알려주게 되었죠. 그때는 그러한 일을 혼자서 하다 보니 체계적인 시스템이 없잖아요. 그래서 이것을 나 혼자서 하지 말고 사업을 해서 정말 많은 학생들의 샘플들을 모아서 프로그램을 개발해 훨씬 더 강력한 솔루션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어떻게 보면 제가 고등학교 때 했던 방황과 좌절이 지금의 에듀플렉스를 만드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A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자율학습이 정말 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학생들이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강제로 자율학습을 시키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봐요. 그 이유는 사람마다 특성이 다 다른데, 어떻게 똑같은 방법을 모든 사람에게 적용시킬 수 있겠어요. 예를 들면 아침에 일어나서 공부를 하는 것이 효과적인 학생들이 있는 반면에, 저녁 늦게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인 학생이 있어요. 이렇게 학생들의 특성에 맞게 공부와 자율학습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의 학생들이 공부를 잘한다고 하지만, 학업에 대한 흥미도는 아마 꼴등일 거예요. 강제적인 자율학습과 경쟁 시스템의 교육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죠. 우리나라와는 반대로 핀란드의 학생들은 학업성적이 세계적일뿐만 아니라 학업에 대한 흥미도 또한 매우 높아요. 핀란드의 교육은 자율적이며 경쟁을 하지 않고 협동을 길러주는 시스템이고 성적은 있지만 등수는 매기지 않아요. 그래서 수업시간에 학생들은 주어진 공부를 즐기면서 해요. 똑같은 효율이지만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의 차이가 엄청난 거죠.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죠.

 

A 제가 생각하는 자기주도 학습이란, 굉장히 넓은 의미이긴 하지만 먼저 스스로 공부를 할 수 있으려면 공부를 하려는 이유와 그것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의지와 같은 정신적인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다음으로는 공부를 하는 방법이죠. 대부분의 학생들은 공부를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알려줘야 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아요. ‘자기주도 학습이 뭐, 자리에 앉아서 혼자 문제 풀고 답 맞추면 되는 것 아니야?’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방법에 대해서 알려고 하지도 않고 그걸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도 없죠. 그 방법만 알려줬더라도 같은 시간을 공부해도 훨씬 좋은 결과가 나올 여지가 있었을 텐데, 그냥 공부만 하는거죠.
마지막으로는 실천에 대한 부분이에요. 자기가 앉아서 할 수 있으면 실천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거지만, 이 역시도 그렇지 못한 학생들이 대부분이거든요. 저는 이 세 가지가 모두 갖춰져야 그 누가 자기주도 학습을 하더라도 제대로 이루어진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A 저희는 학생들하고 상담을 하면서 친구들과의 문제, 부모님과의 갈등, 학교생활 등 그 학생의 전반적인 고민들을 상담하죠. 그러나 다른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런 존재가 옆에 없습니다. 옆에서 올바르게 그 고민을 들어주고 그것을 객관화해서 얘기해주고 위로와 치유를 해주는 조언자가 있으면 잘못될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거든요. 성적 때문에 자살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것은 그 학생이 성적을 몇 점을 받고 대학을 어디를 갈 수 있느냐만 봐서 그래요. 재수를 하던 삼수를 하든 아니면 자기가 가고 싶은 대학을 정말 갈 수가 없었다하더라도 자기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학벌이 아니거든요. 그것에 대해서 올바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면 성적 때문에 자살하는 일은 없었을 거예요. 그것을 누군가 옆에서 제대로 얘기를 해주고 좁은 시야를 더 넓혀주는 역할만 했더라도 그 문제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A 그 문제는 청소년들에게 진로와 꿈에 관련된 질문을 하고, 생각해보도록 여지를 주는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사람들이 어른들과 이 사회라고 생각해요. 어른들은 청소년들에게 생각과 고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고, 청소년들 역시 그런 고민을 깊이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처해진 환경 자체가 만만하지는 않죠. 학생들이 공부만 하고, 상위권 대학, 대기업 입사만을 바라보는지 이해는 갑니다. 청소년들 입장에서는 사회 환경이라는 것을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사실은 사회에서 안정적인 길을 선택한 사람들은 잘 먹고 잘 살고, 위험한 도전을 했던 사람들은 실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영리한 청소년들이 그런 위험한 시도를 하지는 않겠죠. 하지만 저는 ‘무슨 일이 되었던 내가 그 일을 잘 할 수 있겠다, 자신이 있다.’ 라고 생각하는 일에 도전을 한다면 실패를 하든, 성공을 하든 정말 행복한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하지만 자기가 원하지 않고, 다른 것을 원하고 있는데 단지 안정적인 것 때문에 그 길을 선택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A 저는 행복이라는 주제 자체가 사람마다 다 다르다고 생각해요. 어떤 사람에게는 진정으로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고 어느 정도 수입을 가지면서 위험 없이 오순도순 사는 것이 행복일 수도 있어요. 저는 행복이야 말로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하나로 강요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자기가 진심으로 원하는 행복의 방향으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느냐’ 이죠. 그래서 그게 일치되어 있다면 그 사람이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져 있던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반대로 일치하지 않는 사람이면 돈이 아무리 많고 좋은 직장을 다니고 있더라도 행복하지 못한 사람이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이야 말로 아주 중요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A 저는 청소년시기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청소년시기에 어떤 어른들이나 선배들과 인생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책을 읽었는지, 그런 것들이 여러분들 평생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합니다. 청소년 시기에 젊음도 만끽하고 놀 땐 놀아야겠지만, 자신의 인생의 방향이 결정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자신이 지내고 있는 청소년 시기가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청소년들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한 번 사는 인생을 소중히 생각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는 청소년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취재 이민지 (rosemin9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