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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의료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어떤 것이었나요
A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그냥 봉사하는 것 그 자체가 좋았어요. 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하고 있을 때는 시간이 부족해서 봉사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레지던트 과정이 끝나고 나서는 어느 정도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 본격적으로 열린의사회 단체에서 봉사를 하기 시작했어요. 봉사를 하면서 저도 즐거웠고, 남을 돌보고 베풀며 무언가를 해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던 거죠. 내가 가진 것이 있으니까 그것을 베풀 수 있다는 것, 그냥 해줄 수 있다는 것 그자체가 제 자신이 축복받은 거라 생각했어요.
Q 산부인과의사로서 어떤 의료봉사를 하시나요
A 국내 및 해외로 봉사를 가는데요. 산과, 부인과 진료를 해요. 자신이 질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오는 사람들, 잘 모르고 검사를 받아보고 싶어서 오는 사람들, 산모들, 아이들을 대상으로 봉사를 하고 있어요.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교육에 대해서 알려주기도 해요. 사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의료 환경이 좋아요. 전 국민 의료보험제도가 있어서 누구나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항상 열려있어요. 우리나라는 시골에도 보건소가 있는 것처럼 의료 시스템이 잘 되어있는데 비해 해외 같은 경우는 의료비가 만만치 않고, 시스템적으로도 잘 되어 있지 않은 곳이 많아요. 돈 많은 사람들은 의료혜택을 많이 받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의료혜택을 받기가 힘든 나라들이 대부분이죠.
Q 의료봉사를 하면서 어떠한 가치와 보람을 발견하셨나요
A 가치나 보람이라면, 그냥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있다는 것과 나눌 수 있다는 것이에요. 그 점이 나를 만족시키는 거죠. 사람이 어떠한 직업을 갖고 살아가는데 있어서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해요. 저의 경우 남들에게 베푸는 것이었죠.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것을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삶의 가치는 경제적인 데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그런 것만 생각하다보면 삶이 피폐해질 수 있어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무엇을 했을 때 가장 기쁜가를 먼저 생각해야 해요. 경제적인 것은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이기 때문에 최상위의 가치로 두다보면 정말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제가 의사가 된 계기 역시 경제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그 외에 제가 남들에게 해줄 수 있고 나눌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개업의로서 시간을 내는 것도 쉬운 것은 아니지만 의료봉사를 가서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자꾸 해주고 싶은 일이 떠올라요. 내가 나눔을 베풀었을 때 사람들의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기쁘거든요. 그래서 그 시간들이 아깝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Q 그 보람과 가치가 의사가 되기까지 들인 시간과 노력을 충분히 보상해주고 있나요
A 그렇죠. 경제적인 것만 생각했다면 완전한 만족을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어요. 저는 나눔을 큰 가치로 두었기 때문에 의료봉사를 다니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어요. 사람을, 특히 환자들을 대할 때 인간 대 인간으로서 진정성을 가지고 만나려고 더 노력하게 되고, 그것을 토대로 봉사도 하고 진료도 하는 거죠.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봉사를 권할 수 있다는 것과 저의 본심을 알아주고 저를 도와주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이 지금 많은 보상이 되고 있죠.
그런데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베푼 만큼을 돌려받고 싶어 하고 베푼 만큼 대가를 돌려받지 못할까봐 두려워하는데, 저는 의료봉사를 할 때 대가와 같은 것을 바라지 않아요. 제가 속해있는 ‘열린의사회’가 좋은 이유 중하나는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죠. 가진 것이 있건 없건 남을 위해 대가를 바라지 않고 모든 것을 내주는 사람들과 만나면서 같이 봉사를 할 때 보람을 느끼고 즐거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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