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을 처음 방문하는 아이들을 보는 즐거움은 무엇에도 비할 수 없습니다. 사방 가득히 꽂힌 책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망울엔 새로운 세상을 접하는 호기심과 기쁨, 긴장과 설렘이 고스란히 들어 있지요. 하지만 이런 설렘과 흥미는 그리 오래가지 않습니다. 도서관에 가는 일이 일상으로 자리를 잡거나 책에 흥미를 잃거나 둘 중 하나의 모습을 보이게 되니까요.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 때문에 고민이라는 부모들을 자주 봅니다. 하지만 학습에 지름길이 없듯이 독서에 왕도는 없습니다. 좋은 책은 좋은 친구를 얻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지요. 부모는 자녀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친구를 소개시켜 주지만 그 친구를 오래 사귀기는 쉽지 않아요. 아무리 마음이 잘 맞는 친구라도 자주 보지 않으면 멀어지기 마련입니다. 중요한 것은 습관과 환경입니다. 책을 가까이 하는 부모 밑에서 책 읽는 자녀가 자라고, 이런 독서 습관은 평생 친구로 이어집니다.

 
아이가 직접 책을 선택하게 하세요.
이미 시중에는 너무나 많은 정보와 추천도서 목록이 있습니다. 연령별, 상황별 도서목록도 많고 베스트셀러도 매주 집계되고 발표됩니다. 앞서 경험한 많은 선배들의 도서목록을 참고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내 아이의 기호를 파악하는 것이 책 읽는 아이로 키우는 가장 중요한 실마리가 됩니다. 아이에게 직접 책을 고를 수 있게 선택권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가 선뜻 선택하지 못하고 주저한다면 부모의 선별과 추천이 도움이 되지만, 그 이후는 아이에게 맡겨 주세요. 읽은 책에서 자녀가 좋아한 부분은 무엇인지,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이어 읽을 것인지, 흥미를 보인 주제와 연관된 도서를 읽게 할 것인지 등 여러 가지로 아이에게 길잡이를 마련해 주는 것이 부모의 제 역할입니다. 책을 읽고 관련된 놀이를 함께 하는 것도 흥미를 지속시키는 좋은 방법입니다.

 

우리 아이만의 독서목록을 만들어 주세요.
기존의 도서목록을 참고하는 것도 좋지만 가정 안에서 우리 아이만의 주제 목록을 만드는 것이 더 좋은 방법입니다. 월별, 계절별 독서목록을 만들어 보고, 학습기간별 연계도서 목록을 작성해 보세요. 방학이나 절기별 관련 목록을 함께 만들고 실제로 읽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입니다. 그렇게 선별한 독서목록을 눈에 잘 띄는 곳에 놓아두세요. 달력처럼 아이 방에 걸어 두거나 책 표지를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효과가 있습니다.

 

습관처럼 도서관을 방문하세요.
책에 대한 관심을 잠시라도 놓지 마세요. 자녀가 흥미를 보일 만한 새로운 책이 발간되었는지 끊임없이 확인하고, 서점이나 인근 도서관을 습관처럼 방문하세요. 자녀의 손을 잡고 작가와의 만남에 참여하고 원화 전시회를 둘러보는 것이 그 어떤 나들이보다 재미있고 즐거운 일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연히 꺼내 든 한 권의 책에서 마음의 롤러코스터를 타 본 사람은 그 경험을 잊지 못합니다. 자, 내 아이에게 드넓은 우주를 선물할 준비가 되셨나요?